세상에, 본인 남편을 이렇게 자랑스레 설명하시는 글을 보고, 저는 잠시 “혹시 무슨 신파극 시놉시스인가?” 하고 의심했습니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지금 이 상황은 ‘생활비가 적다’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경제를 ‘자기 사유물’로만 생각하는 사람과 함께 산다는 문제입니다. 대학졸업, 13년 직장, 13년 자영업, 이 모든 경력의 결론이 ‘내 돈은 내 돈, 네 돈도 내 돈’이면, 그 경력은 가족을 위한 자랑거리가 아니라 가족을 갉아먹는 무기일 뿐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내가 없으면 애들이 데리고 살며 돈을 쓸까요?”라는 질문은 ‘내가 없어져야 이 집이 돌아간다’는 착각에서 나온 극단적 자책입니다. 사라질 사람은 당신이 아니라, 가족의 경제를 인질 삼아 우월감을 누리는 그 사람의 사고방식입니다. 당신이 떠나면 아이들까지 그 사고방식의 노예가 될 겁니다. 답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없어져야 할 사고방식’과 싸우는 것입니다. “차도 없이 댕겨볼래?”라고요? 네, 언젠가는 진짜로 차 없이도, 그 사람 없이도, 살아가는 날이 오겠지요. 그리고 그날이 오면, 지금보다 훨씬 덜 고달플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