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정말 많은 일을 해 오셨고, 매번 최선을 다하려고 애써오신 모습이 느껴집니다. 자신을 책임지려는 마음이 강하고, 어쩌면 그런 성실함 때문에 더 큰 부담과 자책을 안고 계신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하고 싶은 일도 잃어버렸다는 말에서 그 무게가 전해집니다.
<천천히 해도 꾸준히 해낼 수 있는 사람>
질문자님은 ‘손이 느리다’는 걸 단점으로 이야기하셨지만, 그건 단점이라기보다 ‘속도보다 정밀함에 더 강한 사람’이라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제과제빵 실기에서 칭찬받을 정도로 섬세한 결과물을 만들어냈고, 고객 응대에선 좋은 반응을 얻으셨습니다.
이런 특징은 반복되고 조용한 작업, 주의력과 성실함이 필요한 일에서 오히려 더 큰 장점이 됩니다. 중요한 건 ‘빠름’이 아니라 ‘꾸준함’이기 때문입니다.
<서비스업이 맞지 않았던 건 몸의 조건 때문입니다>
서비스업에서 반복된 권고사직, 다리 부상, 체력 소진…
이건 질문자님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신체 조건과 업종이 맞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충돌’입니다. 그러니 자책하실 이유도 없고, 다른 길을 찾는 건 실패가 아니라 ‘현명한 재정비’입니다.
특히 지금은 긴 회복기를 지나온 시기니까, 더더욱 몸을 아껴야 할 시기라는 걸 잊지 마세요.
<실질적인 방향을 찾아보자>
질문자님의 특성과 지금 조건을 고려하면 다음과 같은 방향이 현실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1. 지속 근무 가능한 좌식 직무
- 콜센터, 사무보조, 전산입력, 고객상담(CS) 등
- 특히 고객 응대에 강점이 있으니 ‘전화 응대 중심의 상담직’은 경쟁력이 있습니다.
2. 자격증을 활용한 일
- 화물운송자격증이 있다면 일반 택배, 소형 화물 운전직도 가능합니다.
다만,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은 분명히 있기 때문에 ‘택배 상하차’가 아닌 배송 중심의 소형 운송직부터 알아보는 걸 추천합니다.
3. 소형 카페·프랜차이즈 창업 또는 매장직
- 바리스타 자격증과 호텔 경험을 활용해서 조용한 동네 카페나 소형 매장에서 근무하는 방식은 몸 부담이 적고 대인응대 경험도 살릴 수 있습니다.
4. 장기적으로 자격증 기반 일자리 확보
- 운전직 외에도 ‘컴퓨터활용능력 2급’, ‘전산회계 1급’ 같은 비교적 짧은 준비로 취득 가능한 자격을 통해 공공기관, 단순사무 행정 분야 지원 가능성을 넓힐 수 있습니다.
<택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기>
‘27살에 택시?’라는 시선은 분명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지금 질문자님이 ‘얼마나 오래,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가’입니다. 실제로 요즘은 개인 택시가 아닌 법인 소속 택시기사도 젊은 층에서 많이 선택되고 있습니다.
수입은 많지 않을 수 있지만, 일정하고, 비교적 자율적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회복기와 병행 가능한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주변의 부정적인 말보다 직접 경험을 통해 검증해보는 게 더 정확한 판단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마무리>
지금 질문자님은 멈춰 있는 게 아니라 재정비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동안의 경험은 실패가 아니라 무엇이 맞지 않는지를 알아낸 탐색기였고, 지금은 그걸 바탕으로 방향을 잡아가는 시기입니다.
빠르게 가는 것보다, 자기 페이스를 지키며 오래 가는 것이 진짜 중요한 길이기도 해요.
천천히 가도 괜찮습니다. 이미 질문자님은 수없이 넘어지고도 다시 일어날 줄 아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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